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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및 경제

세네갈·말리만도 못한 세계 최악의 고용 규제

[사설] 세네갈·말리만도 못한 세계 최악의 고용 규제

 



위 표에 나타나 있지 않은 순위

 

4) WEF 노동시장 효율성 137국 중 73

5) 노사 협력은 130위로 꼴찌 수준


미국 코넬대와 유럽경영원, 세계지식재산권기구가 공동 작성한 '세계혁신지수' 순위에서 지난해 한국의 고용 규제 효율성은 127국 중 107위로 평가됐다. 아프리카 말리(53)나 세네갈(59)보다 낮은 최하위권이다. 각 국가의 혁신 역량을 순위로 매긴 이 평가에서 한국의 인적(人的) 자본과 기업 연구는 2위였지만, 규제 환경(61)과 정치 환경(42) 등이 낮은 순위를 받았다. 사람과 기업은 우수한데 고용 규제 같은 비효율적 제도가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경직된 노동 시장이 한국 경제의 최대 약점인 것은 모든 국제기구와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경쟁력 평가에서도 노동 시장 효율성은 137국 중 73위에 그쳤다. '노사 협력'130위로 꼴찌 수준이었다. 해고 요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제한하는 등 규제 일변도의 경직된 노동 관련법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드문 강성 노조의 투쟁 문화가 가세해 세계에서 가장 낙후한 고용 환경을 만들었다.

 

많은 나라가 노동 개혁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의 국정 과제에선 노동 개혁이란 말 자체가 사라졌다. 그나마 전임 정부가 해놓은 해고 요건 완화 등의 '양대 지침'까지 폐기했다. 노동 개혁은 후퇴시킨 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같은 친노동 정책으로만 치닫고 있다.

 

그런데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청년 취업난은 더 심해지는 역설이 이어지고 있다. 온갖 고용 지표가 악화되는 속에서 '그냥 쉬었다'는 사람도 1분기 중 200만명에 육박해 통계 작성 후 최고를 기록했다.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정책과 규제가 노동 약자를 더 못살게 만들고 있다. 고용 환경을 유연하게 만드는 노동 개혁 없이는 이런 역설을 멈추게 할 방법이 없다.

 

 

조선일보 A31면 입력 2018.06.11 03:18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0/2018061002179.html